[INTERVIEW] 디제이 아쿠아(AQUA)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아쿠아, 아니 심채원입니다. 하하 아쿠아로 인터뷰하게 되었는데 그 전에 심채원이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이었는지에 대해 먼저 이야기해야 할 것 같아서요. 어릴 적부터 미술에 관심이 많아 또래 친구들이 유치원에 다닐 때 5살부터 미술원에서 물감을 잡았어요. 그 이후엔 예고에 진학하여 디자인을 전공, 대학원까지 졸업했습니다. 아르바이트를 한 번도 안 해봐서 일에 대한 로망이 있었는데, 대학원을 다니는 동안 일을 해보고 싶어 타투이스트를 하게 되었어요. 그러다가 배우로 데뷔하게 되었고, 그 이후로 모델 활동까지 병행했습니다. 다양한 모습을 나타낼 수 있는 배우, 모델이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보니 자연스레 리포터, MC도 하게 되었고요, 와 얘기하다 보니 뭘 정말 많이 했네요. 특이한 경력으로는 스타크래프트 여성부 리그 선수 생활을 한 적이 있어요. 이 외에도 카페도 운영해 보고 다양한 일을 했는데, 현재는 DJ AQUA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모델, 연기자 활동은 어떤 것들이 있었나요?

리바이스 청바지 모델 룩북을 시작으로 펩시와 리바이스 콜라보 룩북부터 웨딩화보 등 다양한 활동을 했습니다. 지상파 패션리포터 프로그램도 2년 정도 진행했는데 핫플레이스에 가서 무작정 옷 잘 입은 사람들을 쫓아가서 인터뷰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연기자는 드라마보다는 영화 쪽에 주로 있었고, 좋은 현장을 많이 가게 되어 현장 예의도 많이 배웠습니다. 에너지를 많이 얻었던 것 같아요. 그 이후로 가끔 단역이 들어오면 현장 분위기를 느끼고 싶어 스케줄이 맞을 때 주로 참여하는 편이예요. 그리고 모델을 가장 오래 한 것 같아요. 큰 모터쇼부터 벡스코에서 열리는 G-STAR의 메인포즈모델, P&I에서 가장 큰 부스인 캐논의 메인 모델 등 가슴벅차고 뜻 깊은 일이 많았습니다. 아무래도 모델 일이 가장 적성에 맞았다고 생각돼요. 특히 예뻐해 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즐거웠습니다. 그리고 항상 혼자 있다가, 모델 행사를 나가면 동료분들이 많이 있어서 재미있었어요.

 

특이한 이력이 있던데 프로게이머를 하셨었다고요? 
네, 제가 어릴 때 부모님께 선물 받은것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게 게임보이였어요. 텔레비전에 연결해서 팩을 꽂고 하는 게임인데, 동네 친구들이 많이 놀러 왔었어요. 그런데 그 누구도 저를 이기지 못하더라구요. 그때부터 시작되었습니다. 학업에 소홀함을.. 그래서, 어릴적 부터 게임을 좋아했고 자주 접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스타크래프트 여성부 리그에 나가게 되었어요.

 

학창시절은 어땠는지 궁금해졌습니다.
의외로 학교 다닐 때 성적은 좋았습니다. 초등학교 때 저는 지방에서 학교에 다녀 수, 우, 미, 양, 가로 성적표가 나뉘었는데, 전과목 만점에 올 ‘수’ 였어요. (으쓱) 중학교 때는 본격적으로 미술을 시작해서 학교,집 학교,집만 왔다 갔다하며 얌전한 여중 생활을 보냈고, 고등학교 때는 학생회 간부도 하며 전교 4등 정도의 성적을 냈었습니다. 그런데 하고 싶은 걸 다 해야하는 심채원은 잘하던 공부를 때려치우고 갑자기 연기자의 루트를 탔다고 합니다. (뚜든)

 

그렇다면 어떤 계기로 디제이를 시작하게 되었나요?
모델 일을 하다 보면 생각보다 다양한 곳에서 일을 하게 되요. 그중 클럽에서도 모델들의 수요가 많은데 페스티벌 등 행사를 나가면서 자연스럽게 음악을 접하고 현장에서 즐기는 사람들을 보며 동경하게 되었습니다. 디제이분의 음악이나 제스처 등으로 사람들의 분위기를 아우르고, 관객들이 환호하며 뛰노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냥 늘 항상 멋진 직업. 에너지 넘치고 열정 가득한 일이라고만 생각되어 시작해 볼 엄두조차 못 내고 있었는데, 어느 날 오래 알고 지내던 디제이 분께 “나도 디제이 배우고 싶었었는데”라는 말 한마디에 해보라고 권유를 받았어요. 한참 배우면서도 ‘내가 이걸 해도 되나?’, ‘나는 음악 전공이 아닌데 내가 이걸 해도 되나?’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매일매일 나가서 7시간씩 악착같이 배웠어요. 정말 하고 싶었나 봐요. 지겹게 쫓아다니면서 배웠더니 2024년 초에 클럽에 Club-Z라는 초대형 페스티벌에 대뜸 던져졌습니다.

 

초대형 페스티벌에서는 실수는 없으셨나요?
같은 곡을 연달아 두 번 틀면서 ‘크~ 미쳤다! 짝짝 붙는구나~’ 했는데, 두 곡이 같은 곡이었고요, 그래서 빠르게 다음 곡으로 바꾸고 모델로 다져진 미소와 연기로 다져진 포커페이스를 유지했지요. 무사히 넘어가서 지금 인터뷰를 하고 있네요 ^^

 

디제이를 하게되면 특별한 경험이 있나요?
8AD 8OY 라는 댄스 퍼포먼스 디제이 4인조를 제작했습니다. 프로필을 받아 면접부터, 디제잉을 가르치고, 기본적인 음악 장르부터 셋, 개별 로고부터 팀 로고, 프레스킷까지 하나하나 제 손이 안 들어간 곳이 없었어요. 중국에 가서 너무 잘하는 무대 영상들을 받아서 볼 때마다 뿌듯했는데, 앞으로 공연 행사장에서 더 많이 볼 수 있도록 힘써 볼 생각입니다.

 

좋아하는 장르와 가장 많이 플레이 하는 장르
이게 진짜 어려운 것 같아요. 저는 드럼앤베이스나 하드 댄스를 가장 좋아해요. 모든 음악을 다 사랑하긴 하지만 저 둘은 제 가슴을 뛰게 만들어요. 하지만 가장 많이 플레이하는 장르는 아무래도 전 세계적으로 대세인 K-POP 장르를 기반으로 한 EDM인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하고 싶은 것이 명확했는데 요즘엔 그런 건 없어요. 뭐라도 일단 시작하면 재밌어요. 싸이트랜스 마저도 재밌는 아쿠아입니다. 셋 짜는 걸 좋아해요. 다음에 어울리는 노래를 차곡차곡 쌓으면서 어떤 식으로 믹싱을 할까 생각하며 디깅하고, 플레이해보고, 들어보고 이런 과정을 참 좋아합니다. 좋아하는 것과 할 수 있는 일은 나란히 갈 수 없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되면 너무 행운이지만,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기쁘게 생각하고 앞에 놓인 길을 천천히 잘 걸어가 봐야겠죠.

 

뜬금 없지만 이상형

남자든 여자든 자기 자신을 가꾸는 사람을 좋아합니다. 제가 저를 잘 돌볼 줄을 몰라요. 그래서 사소하게 여자들의 경우 네일아트만 꾸준히 잘하고 있어도 그게 그렇게 대단하고 존경스럽고 그렇더라고요. 남성적인 이상형을 묻는 거라면, 저는 마음이 넓은 사람을 좋아해요. 제가 잘 삐치거든요. 호들갑스럽지 않고 한결같고 잔잔한 그런 사람이 좋아요.

 

스트레스는 어떻게 푸세요?
스트레스받을 때는 피아노 치는 것을 좋아해요. 악보를 딱 열고 두 시간 정도 가만히 피아노만 칩니다. 마무리는 파헬벨의 - 캐논 변주곡

 

취미
원래는 게임을 주로 했었어요. 현재는 바빠서 게임을 하지는 못하지만, 롤드컵보는 것을 좋아해서 쉬는 날 꾸준히 경기는 시청하고 있어요. 그 외에는 누워서 무협지 보는 것을 가장 좋아합니다. 최근에는 조선왕조실록을 읽고 있습니다.

 

디제이를 하면서 힘들었던 점은?
처음에는 너무 즐겁고 신나고, 심지어 나는 천재가 아닌가라는 생각까지 했었습니다. 게이머 활동을 했었기에 음악 게임으로 생각해서 좀 쉽게 봤던 것도 사실이죠. 하지만 막상 알아가면 알아갈수록 신경 써야 할 부분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어요. 다양한 디제이 행사를 다니며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되면서 행사의 특징이나 관객의 연령대에 따라 디제이의 호흡도 달리 해야 한다는 것도 체득하게 되며, ‘아, 멋있게 서서 음악 플레이하는 게 전부가 아니구나.’라고 생각하며 저 자신을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어느 현장을 가도 매번 배움이 더 많고, 항상 더 잘하고 싶은 욕심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지만, 요즘에는 모든 걸 즐기고 있어요. 지금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그러다 보니 이렇게 매거진에 디제이 아쿠아로 인터뷰하는 날이 왔네요. (방긋방긋)

 

무대에 설 때에 하는 각오가 있다면?
‘즐기자!’라는 마음으로 올라가고 싶은데, 사실 아직은 뒤에서 고생하시는 현장 스태프분들을 생각하며 그 무대를 망치면 안 된다는 부담감이 좀 더 큽니다. 호에에에으헝헝 하면서 올라가요. 하지만 저를 보는 관객분들은 프로페셔널한 디제이 아쿠아를 보러 온 거라 믿기 때문에 무대에서는 안 그런 척, 치명적인 척하고 있습니다. 공연을 할 때 즐거워해 주시는 관객분들을 보면 그날은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해요. 항상 감사하고 행복한 마음으로,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계획
올해는 DJ에 좀 더 집중할 계획입니다. 제 이름으로 된 음악도 내고 싶고 좀 더 다양한 공간에서 팬분들과 소통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어요. 최근에는 전공을 살려 디자인 회사를 하나 차렸습니다. 하지만 늘 그래 왔듯이 무엇이 되었든, 하고 싶은 일이 생기면 모두 다 할 거예요. 갑자기 국밥집을 차리게 되어도 다시 연락드릴 테니 홍보 부탁드려요.

 

디제이를 하고 싶어 하는 분들께 하고 싶은 말
보여지는 화려함만큼 참 멋진 직업이라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그 한번 보여지는 무대를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과 공을 들이는지를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항상 좋은 일만 있기를 바라며, 그럼에도 불합리한 상황이 온다면 크게 좌절 마시고, 그 안에서 배워가는 게 있기를 바라요.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INTERVIEW] 성우 이예은(LEE YE EUN)

세계적인 동영상 소프트웨어 VEGAS Pro의 MAGIX, 사운드캣 독점 계약

사운드캣, 장안종합사회복지관에 음향기기 기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