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민영 뮤지컬 음악감독

관객을 드라마로 인도하는 피아노 컨덕터

저의 가장 큰 임무는 관객을 자연스럽게 드라마 속으로 안내하는 거예요.

안녕하세요. 오민영 음악감독님.

반갑습니다! 뮤지컬 음악감독 오민영입니다. 클래식 피아노를 전공하다 우연히 접한 뮤지컬에 흥미를 느껴 제 진로가 뒤바뀐 것이 벌써 16년 전의 이야기네요. 뮤지컬에 빠져 지내다 보니 찾아주시는 분이 많아져 음악감독의 자리에 입봉 하게 된 지도 어느덧 1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어요. 그동안 〈렌트〉, 〈아이다〉, 〈시카고〉, 〈빌리 엘리어트〉, 〈마 틸다〉 등의 작품에 넘버를 책임졌고, 특히 7년 만에 뮤지컬 〈렌트〉의 음악감독으로 다시금 관객들을 뵙게 되어 감회가 새롭습니다.

코로나 19로 잔뜩 움츠러들었던 공연계가 점차 기지개를 펴기 시작하였습니다. 어떻게 지내셨나요?

코로나 19 사태가 종식될 조짐을 보이기 시작하여 4월 말부터 조심스럽게 렌트의 준비에 들어갔어요.
6월 중순경부터 상연을 시작했는데 비슷한 시기에 집단감염 사태가 발생하며 다시금 공포가 확산되기 시작하였죠. 고강도 거리두기가 다시 시행되면 막을 내려야 할지도 모른다는 불안 속에서 뮤지컬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조심 또 조심하고 있어 요. 관객이나 저희 중에 한 분이라도 감염된다면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기 때문에 외부인을 비롯 하여 관객과도 접촉을 금하고 있고, 관객용 통로와 배우용 통로를 따로 분리하는 등 방역에 각별히 힘쓰며, 오늘이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공연에 임하고 있습니다.

뮤지컬과 클래식 피아노, 언뜻 이해가 가면서도 한편으론 쉽게 매치가 안되기도 합니다. 우선은 피아노를 배우게 된 계기부터 질문드릴게요.

저와 비슷한 세대의 분들이라면 공감하실 텐데, 저희 어릴 때는 피아노를 배우는 게 일종의 통과의례 였거든요. 저도 7살 때 어머니 손에 이끌려 피아노 학원을 등록하게 되었죠. 하지만 피아노에 커다란 흥미를 느낀 건 아니었던 것 같아요. 선생님이 내주신 과제를 그저 묵묵히 수행하는 아이에 가까웠어 요. 그런데 진득하니 앉아서 연습하거나, 어려운 과제를 내주더라도 다른 아이들처럼 쉽게 흥미를 잃지 않는 제 모습에 어떤 재능을 발견하셨나 봐요. 선생님께서는 진지하게 피아노를 전공해보란 말씀을 종종 건네셨어요. 음악가 집안도 아니었고 스스로 재능이 있다고 생각하지도 않았지만, 선생님의 권유로 인해 중학생 때까지도 꾸준히 피아노를 치게 되었고, 그러다 예술고등학교를 지원해서 합격하게 됐어요. 그 뒤로 클래식에 대해 흥미가 깊어졌고 피아노에 대한 애정도 더욱 커지면서 대학 전공으로 까지 이어졌고요. 그 후에도 클래식을 더 깊게 탐구하기 위해 뉴욕으로 유학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그러면 뮤지컬과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되신 건가요?

뉴욕에서 대학원을 준비하다 한국에 잠시 귀국할 일이 생겼어요. 피아노에 대한 애정 하나로 유학 생활을 버티다가 건강이 안 좋아졌기 때문인데요. 그때 마침 친구에게 뮤지컬 반주를 권유받았어요. 처음에는 그간 해온 연주와는 사뭇 다른 일이라 주저 하다가 경험이라도 쌓을 요량으로 수락하게 되었는 데… 우연처럼 다가온 뮤지컬에 너무나 큰 매력을 느껴 유학도 포기하고 완전히 눌러앉게 되었네요.

뮤지컬 음악감독의 업무는 무엇인가요?

하나의 뮤지컬이 탄생하기까지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들어가는데요. 뮤지컬은 다양한 분야의 전문 가들의 협업을 요하는 작품이에요. 우선 극작가가 드라마를 구성하면 작곡가가 그 이야기에 걸맞은 분위기의 음악을 작곡합니다. 줄거리와 음악이 완성되면 연출과 음악감독이 투입되는데, 연출가는이 이야기를 어떻게 무대화시킬지 구상하는 일을 맡아요. 그리고 음악감독은 각각의 씬에 걸맞게 음악을 배치하고 그에 따른 편곡과 악기를 구상합니 다. 또 극장의 규모를 고려하여 총 무대 연출을 위해선 어느 정도 규모의 악단이 필요한지를 논의 및편성합니다. 또한 작곡가와 상의를 거쳐 개별 씬별로 음악을 수정, 보완하고 무대나 배우 교체에 따른 지연 시간을 고려하여 음악을 늘리거나 줄이는 등의 어레인지를 하기도 하고요. 음악이 어느 정도 완성이 되면 안무가가 투입되어 안무를 구상하는 데, 악센트나 포인트의 추가에 따라 안무가와 논의 하면서 음악을 계속 수정해나갑니다. 그리고 무대 연습을 하며 세트와 조명을 씬에 맞춰 포커싱 하면 기본적인 작업이 끝나게 됩니다.